전혜린, 이중성의 시대. 씁쓸한 광복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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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오딧세이 작성일24-08-15 11:41 조회47회 댓글0건관련링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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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혜린, 이중성의 시대. 씁쓸한 광복절......
그리고 아무 말도 하지 않았다? 전혜린의 수필집을 처음 읽어보다가 문득 인터넷으로 전혜린을 검색해 보았다.
서울대에 재학 중인 1960년대, 무려 독일로 유학을 떠난 여자. 그 당시에 무슨 재력이 있어 유럽까지 유학했을까?
학창시절, 동기 여학생들이 그리도 감동하고 동경했던 전혜린. 수많은 독일 작품을 번역하고 지금도 한국을 대표하는 수필집을 발간한 여자. 그리고 자살로 생을 마감했다고 알려진.
그녀의 아버지 전봉덕은 경성제대를 졸업하고 조선총독부에 취직한 골수 친일파였다. 이 자는 일제 때 친일경찰이었고, 해방 후에도 이승만에게 빌붙어 경찰 고위직에 있었던 작자였다.
백범김구 암살 사건이 벌어졌을 때는 헌병사령관으로 재직하면서 은폐를 주도했다고 한다.
이런 작자의 딸이 바로 전혜린이었다.
전혜린이 독일로 유학을 간 것도, 귀국 후 대학교수가 된 것도, 또 여동생이 대학교수가 되고 그녀의 딸도 대학교수가 되었다. 친일파 아버지 덕이라고 나무위키가 은연중에 지적하고 있드만.
수많은 여성 지식인들에게 일종의 롤모델이었던 전혜린 집안의 치부가 선연하다. 그리고 씁쓸하다.
지금 이 순간에도 친일파의 후손들이 대학 강단에 서서 후학들을 가르치고 있으니.
뉴라이트 사관에 젖은 교수놈들이 대부분 이런 경우가 많을 것이다. 급기야 독립기념관장까지......
문인들 중에 아직도 전혜린을 흠모하며 그녀의 수필을 열심히 읽는 이들이 많을 것이다. 글쟁이가 되겠다고, 시대의 양심을 글로 풀어보겠다고 결심한 문학청년들도 마찬가지일 것이고.
그런데 기실 전혜린의 수필은 관념과 사변 투성이고 지식 자랑이 태반이다.
이런 모순, 이런 이중성을 왜 아직도 봐야 하나? 하긴 아버지가 친일파라고 그 자식마저 매도할 순 없지만 참으로 불쾌한 감정이 드는 것은 어쩔 수 없다.
전혜린은 수필집에서 자신의 아버지가 지식을 숭배했고 이상주의자라고 찬양했드만. 슬며시 코웃음도 나오는 대목이다. 전봉덕의 지식은, 그 이상은 일제에 빌붙어 출세와 입신양명을 한 것에 지나지 않았으니.
씁쓸한 광복절이다. 전혜린의 책을 덮어야겠다.
- 김대갑 소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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