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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익서소설가 등단작(중앙일보, 197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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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4-05-12 17:36 조회18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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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선배와 초록의 만남>에서 선배님들의 등단작 낭송 행사가 있었습니다. 낭독 문장은 본인들이 직접 발췌하셨습니다.

유익서

우리들의 祝祭

 

해가 지고 있었다.

해가 뜨고 해가 지는, 천체의 그 단조로운 반복 운동이 우리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을 리 없었다. 우리가 이 세상에 존재하든, 아무 자취 없이 소멸하든 영원히 반복하여 같은 모습을 보여줄 태양은 우리에게 버스 요금에 해당하는 몇 닢 동전이나 다름없었다. 우리는 이미 그 변함없는 단조로운 반복에 지쳐 있었다. 그 단조로운 반복에 톱니를 맞추듯 아무 저항 없이 맞물려 돌아가는 세상의 모든 일상에 지쳐 있었다. 그러나 우리는 알고 있었다. 믿고 싶지는 않았으나, 우리도 언젠가는 우리가 모르는 사이에 그 반복되는 일상에 길들여질 날이 오고야 말리라는 예감을 떨쳐버리지 못했다. 아무리 거부하고 싶어도 계속 쌓여갈 나이가 양어깨를 내리누르면 그 무게를 감당하지 못하고 결국 반복되는 일상에 굴복하게 되고 말 것임을 우리는 명확하게 인식하고 있었다.

 

 

 

- <중앙일보> 신춘문예, 19781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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