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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문홍 소설가 등단작(한국문학, 197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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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4-05-12 17:31 조회1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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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2회 선배와 초록의 만남>에서 선배님들의 등단작 낭송 행사가 있었습니다. 낭독 문장은 본인들이 직접 발췌하셨습니다.

 

 

 

[김문홍]

 

 

중편 갯바람, 쓰러지다

 

그녀의 머리맡 일대에는 여름 풀꽃들이 무성하게 어우러져 갯바람에 일렁이고 있었다. 끈적끈적한 바람이 불어올 때마다 그것들은 더욱 신명 나게 푸들푸들 몸을 떨었다.

하얗게 웃고 있는 쥐오줌풀 밑에선 버마재비 두 마리가 어우러져 파닥거리고 있었다. 연초록빛 몸뚱이가 뒤척일 때마다 송곳처럼 따가운 햇살이 그것들의 살갗을 파고들었다. 튀어나올 듯한 두 눈망울이 탐욕스럽게 빙글빙글 돌았다. 눈망울 속에서는 싸늘한 살기와 함께 후덥지근한 본능이 한 덩어리로 아우러져 불춤을 추어대는 것 같았다. 눈 바깥으로 튀어나온 불꽃은 풀꽃들의 등떠리에 달라붙어 바락바락 악을 쓰며 웃어 재꼈다. 그 웃음의 폭풍에 휘말린 산 개미 여러 마리가, 갑자기 옮기고 있던 벌레를 내팽개치고 땅 구멍 속으로 우우 숨어들기 시작했다.

버마재비 두 마리는 한데 어우러져 한동안 엎치락뒤치락하다가 금세 조용해졌다.

 

- 월간 <한국문학> 197612월호(한국문학 제1회 백만원 신인상 당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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