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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용문의 독서일기-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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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사무국 작성일22-08-03 02:12 조회369회 댓글0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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ㆍ물고기는 존재하지 않는다ㆍ

룰루 밀러
곰출판 299 P
2022년 1판 13쇄


이 책은 3개월만에 13쇄를 펴낼 정도의 베스트셀러다. 나는 이 작품을 지인으로부터 소개 받았을 때  재미있는 한국 소설이겠구나 생각했는데,내 생각은 터무니없는 착오였다. 작가가 처음 쓴 논픽션으로 물고기 학자의 전기이자 회고록이며, 과학적 모험담이다. 혼동스러운 세상살이에서 절망하지 않고 꿋꿋하게 버티며 살아가는 한 인간의 삶의 여정으로도 읽힌다.

도서관에서 2개월 전부터 책을 찾기 시작했다. 2주에 한번 가서 책 다섯 권을 대출 받는데, 갈 때미다 이 책은 대출 중이었다. 도서관에 소장한 책은 총 세 권이었다. 대개 도서관에 비치된 책은 한 권인데, 베스트셀러가 될 만큼 독자들이 많이 찾는 책은 두세 권을 구비해둔다. 이 책 역시 세권이나 있었지만 내가 찾을 때마다 대출 중이었으니 많은 독자들이 찾는 모양이다. 오늘 마침 한 권이 남아 있었다. 나는 책을 찾아 처음 펼처보고 적잖이 놀랐다. 미국 번역책이고 소설과는 동떨어진 논픽션인데 어떤 연유로 사람들이 이 책을 좋아하게 됐지? 이 책은 유명한 생물학자 데이비드 스타 조던의 물고기 분류학으로 과학과 인물묘사로 시작한다. 후에 데이비드는 스턴퍼드 대학의 초대학장이 되고 우생학 신봉자가 되어 정신병자들 ,강도, 깡패, 도둑 등 사회에 불필요한 사람들은 후손을 가질 수 없게 여자의 나팔관을 묶어 버린다.
2차세계대전에서 우생학 신봉자가 된 히틀러는 게르만 민족의 순수성을 지키기 위해 우생학을 신봉한다. 워싱턴포스트의 2020년 최고의 책으로 선정되고, 오프라 메거진은 완전히 넋을 잃을 정도로 매혹적인 책이라는 찬사를 보냈다.

심리학자들은 인간으로 산다는 건 가혹한 운명이라고 말한다. 실제로 우리는 세상이 냉담한 곳이라고 알고 있다. 아무리 열심히 해도 성공은 보장되지 않고, 수많은 사람들과의 경쟁에서 어렵게 이겨 살아 남아야 한다. 자연상태에서는 무방비로 위험하고 우리가 사랑하는 모든 것이 결국 파괴되고 말 것이라는 걸 알고 있다면, 작은 거짓말 하나가 날카로운 모서리를 깎아낼  수 있고, 그 시련 속에서 우리는 가끔 우연한 승리를 거두기도 한다. 그렇게 살아남은 사람들의 이야기이기도 하다.

책 제목의 답은 242페이지에 나온다.
"과학적으로 좀 더 논리적인 일은 어류란 내내 우리들의 망상이었다는 사실을 인정하는 것이다. 어류는 존재하지 않는다. 어류라는 범주는 존재하지 않는다. 물고기 학자가 명료히 보기 위해 평생을 바쳤던 그 범주는 결코, 단 한번도 존재한 적이 없었다."ㅡ내 생각에는 좀 애매하고 막연한 표현이다.
뉴욕 타임스는 서평에서 한 번도 상상해보지 못한 기이한 심연으로 우리를 데려가는 밀러의 책에 매료되고 말았다고 극찬했다. 책을 읽으며, 한국 독자의 눈이 매우 업그레이드 되었음을 인지했다. 즐거운 기분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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