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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Busan Novelists' Association

 

Total 185건 4 페이지

봄비

저자:한경화 / 출판사:산지니

예리한 시선으로 보통의 사람들을 조망하는 한경화의 첫 번째 단편집
2017년 단편소설 「종점」으로 등단한 한경화 소설가의 첫 번째 단편집. 한경화의 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을 향한다.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상실을 감내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은 자신이 밟고 있는 땅, 혹은 믿음으로부터 밀려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한경화는 마치 일상의 스펙트럼에서 에리한 면도칼로 단면을 잘라낸 자리처럼 ‘평범하지만’, 그렇다고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동반하는 풍경을 제시하며 서사의 첫 붓을 긋는다.
치열한 현실을 담담하게 그러나 가감 없이 드러내는 작가는 ‘평범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풍경을 통해 삶의 가치에 대해 되묻는다. 소설 속 인물들은 잊어버리고 있던 기억을 더듬고 자신의 현실을 파헤치며 그 물음에 답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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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

저자:정광모 / 출판사:산지니

부산작가상, 부산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한 정광모 소설가가 세 번째 장편소설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을 발간했다. 『토스쿠』에 이어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상한 이번 신작에서는 꿈속에서 유토피아의 건설을 꾀하는 인물들을 통해 진정한 유토피아의 의미를 되짚는다.
무득은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주민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어렵게 얻은 직장이지만 득달같이 달려드는 민원인과 매일 반복되는 하루. 현실은 답답하고 무료할 뿐이다. 무득은 ‘푸른 탑 꿈 카페’를 통해 ‘깨어있는 꿈’을 알게 되고, 어떤 기구에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날고 싶다는 일념으로, 꿈을 자각하는 훈련부터 차근차근 시행한다. 그런 무득을 눈여겨본 푸른 탑 꿈 카페의 대표 탁우는 무득에게 ‘깨어있는 꿈’에서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데 동참하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유토피아로 가는 길목에 놓인 흰 문과 검은 문. 탁우는 오직 흰 문을 통해서만 유토피아로 갈 수 있다고 말한다. 무득은 탁우를 따라 흰 문 너머에서 유토피아를 경험하지만, 그것은 탁우의 질서 내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자유일 뿐이다. 이것이 정말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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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 시의 동물원

저자:서정아 / 출판사:산지니

『오후 네 시의 동물원』은 2014년 『이상한 과일』 이후 7년 만에 출간되는 서정아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8편의 소설에는 인간 삶의 단면과 그 심층에 감추어진 복잡한 무늬들이 정교한 문장으로 표현되어 있다. 소설의 인물들은 남들과 똑같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해서 잠을 잔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 침투한 뜻 모를 불안은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일상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아도 모른 척하며 그들은 오늘도 일상을 살아낼 뿐이다. 일상의 귀퉁이 한쪽이 깨진 채 오늘을 살아내는 인물들의 모습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어딘가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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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편하게

저자:허택 / 출판사:강

이번 소설집에 이르기까지 허택 소설에서 심화되어온 주제는 신체적, 사회적 몸의 건강이다. 사회가 급진적인 발전을 이룩하면서 유명한 삶을 쫓게 된 수많은 무명한 이들의 몸이 허물어졌다. 성공한 여성으로서 아름답고 우아한 젊은 시절을 누렸던 「피가 흐림 후 맑음」의 ‘나’가 심근경색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몰리고, 「습진이 만든 병」의 남자가 도둑질도, 얌체 짓도 가리지 않는 도덕적 파탄자가 된 것도 바로 그 유명의 욕망 때문이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상실한 몸의 마지막은 죽음일 수밖에 없다. 「허무, 끝」의 화자는 자신의 여자를 빼앗은 친구에게 복수를 하고, 아내를 겁탈하는 위악을 저질렀다. 원망이 쌓인 그의 몸과 마음은 균형을 잃었다. 어떤 행동으로도 이미 틀어진 균형을 바로잡을 수 없기에 그는 허무의 끝에서 투신을 선택한다. 「찰나의 연극」 속 교차로 삼중추돌 사고로 사망한 두 사람은, 늘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외부의 압력에 취약한 삶을 살던 이들이었다. 그들이 끝내 스트레스와 압박을 더 이상 견뎌내지 못하고 내적으로 붕괴된 순간에, 즉 안팎의 균형과 조화가 무너진 찰나의 순간에 사고가 발생했다. 「끝나지 않는 싸움」은 균형이 파괴된 실상을 양손의 대립이라는 독특한 상상력을 통해 그려낸다. 선한 의지를 가진 왼손과 악행의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오른손. 한 몸에 있는 두 손이 이처럼 분열된 것은 사회의 냉기가 사람을 허기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냉기가 허기를 낳고, 허기가 쌓여 독기가 된다. 오른손이 저지르는 악행을 이길 수 있는 힘은 오직 온기, 즉 사랑이다. 36.5도 사람의 온기가 사회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이다. 표제작인 「언제나 편하게」의 화자인 여자는 앞선 화자들과는 달리, 자신에게 불어닥친 시련과 고난을 거쳐 사랑과 생명의 가치에 눈을 뜬 사람으로 그려진다. 멈추지 않고 이어진 불행의 끝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 전 남편과도 편하게 마주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해진다. 그녀는 그렇게 성장한 윤리적 주체로서 존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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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저자:유익서 / 출판사:나무옆의자

소설의 전반부는 해방 직후부터 한국전쟁 전까지 공산당 지하활동을 하는 김병산과 그의 아내 최은희의 이야기이고, 후반부는 한국전쟁 때 월북한 은희가 사회주의 이상 국가로 생각하던 북한의 실상을 목격하며 고뇌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병산의 활동도 대체로 은희의 시선을 통해 서술된다.
조선공산당 경남도당 조직책을 맡고 있는 병산은 일본 유학 시절부터 사회주의 이상 국가 건설에 뜻을 두고 공산주의 운동에 뛰어든 지식인이다. 진주부청 공무원으로 일하는 은희는 동료를 따라 간 아지트에서 병산의 강연을 듣고 공산주의의 대의에 매혹된다. 백성이 주인이 되는 계급 없고 차별 없는 민주국가, 누구나 평등하게 살아가는 공평한 나라. 공산주의가 지향하는 세상이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고, 그런 세상을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면 제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은희는 그날 이후 새로 태어난 기분으로 공산당에 입당하여 대민 선전 활동에 전력하다 경남도당 여성동맹 간사로 발탁되고, 얼마 후 병산의 청혼을 받고 그와 혼인한다.
혁명만이 조선의 위대한 미래이며, 계급 없는 진정한 민주적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려면 부르주아 국가기구를 폭력적으로 전복시켜야 한다는 명제에 따라 활동하던 병산이 중앙당의 중요 임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부부는 진주를 떠나 서울로 옮겨간다. 이 무렵 미군정이 공산당을 불법화하면서 조선공산당도 남조선노동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지하화한다. 작가는 병산의 당 사업 투쟁 활동과 함께 남로당이 주도한 당시의 굵직한 사건들을 본격적으로 그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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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아픈 밤

저자:정인 / 출판사:호밀밭

『누군가 아픈 밤』의 첫 소설 「화마(火魔)」는 집에 불이 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이 한낮에 울려대는 화재경보가 자신의 집일 거라고 상상도 못 하는 사이에 불은 번져 나간다. 불타는 집은 가족 간의 갈등과 불화를 암시한다는 데서 상징적이다.
삐거덕대는 가족의 모습은 소설집 여기저기에 존재한다. 아픈 가족들을 보살펴야 하는 데서 인물들은 부담을 느끼고(「누군가 아픈 밤」, 「소리의 함정」, 「아무 곳에도 없는」), 살을 부대끼며 살지만 남보다 못하거나 서먹한 가족들(「이식(移植)의 시간」, 「꽃 중에 꽃」)이 즐비하다. 이 과정에서 가족의 삶이 깃들었던 집은 활활 불타오르고 끝내 사라져버린다.

“그런데 설레는 마음으로 뛰다시피 집 앞에 이르렀을 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아, 낮게 비명을 질렀다. 집이, 사라지고, 없었다!”
(―「아무 곳에도 없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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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리어 열도의 기원

저자:김가경 / 출판사:강

김가경의 두번째 소설집 『배리어 열도의 기원』은 지금껏 우리가 제대로 바라본 적 없었던 삶의 가장 낮은 곳으로 우리를 안내한다. 그곳에는 일상의 문을 열고 불쑥 걸어 들어오는 불청객들이 있다. 첫 소설집 『몰리모를 부는 화요일』(강, 2017)이 인물의 내면에 뿌리내린 상처의 심연을 직시하며 삶의 무게중심을 조금씩 회복해가는 과정을 그리고 있었던 것과 달리, 『배리어 열도의 기원』은 이 소외된 타자들이 선사하는 팽팽한 긴장과 어느 날 문득 ‘어둠’의 불편한 방문을 받은 주체의 복잡한 심경들로 가득하다

- 합의된 규칙과 정해진 방식대로 무탈한 일상을 유지해나가며, 어둠에 자신을 허락하지 않으려는 관성을 지닌 우리의 세계가 ‘빛의 세계’라면 김가경의 소설은 우리가 만들어낸 그 날카롭고 확정적인 빛의 구조 속으로 어둠을 데려온다. 빛의 규율에 의해 삶의 변두리로 쫓겨난 타자들이 저마다 가슴속에 품고 있는 상처와 열망들을 섬세히 어루만진다. 어둠이 쫓겨난 자리는 불안과 폭력의 자리임을 드러내고, 어둠이야말로 빛의 날카로운 절단면으론 결코 재단하거나 포획할 수 없는 우리 내부의 본질이자 기원임을 보여준다. (2020.12.30 발행)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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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록자들

저자:임성용 / 출판사:걷는 사람

도서출판 걷는사람에서 임성용의 첫 소설집 『기록자들』이 출간됐다
2018년 《부산일보》 당선 시 “어휘와 비유를 제자리에 앉히고 장면을 옹골차게 만들어 힘차고 실감 난다”는 평을 받았던 임성용은, 그늘진 역사를 조명하면서도 그 역사의 물줄기에 휘둘리지 않으며 “시간과 장소를 적절하게 압축하면서 우리네 삶의 연속성을 생각하게” 하는 작품을 줄곧 발표해 왔다. “나의 시선과 선택은 늘 지하를 향했다”라는 「작가의 말」에서도 드러나듯이 소설가 임성용은 지상보다는 지하, 변방, 물밑, 그리고 루저(loser)의 편에서 이야기를 직조해 나간다. 그러면서도 소설이 품은 가장 큰 미덕인 환상성을 포기하지 않는다. 이를 테면 「공원 조 씨」에는 지구의 미래를 비관적으로 바라보는 남자(조물주)가 주인공으로 등장한다. 그는 스스로를 외계 생명체라고 여기며 다른 사람들에게 ‘미래를 선물하러’ 왔다고 말한다. 임성용은 백화점 붕괴 사고로 가족을 잃은 조 씨를 통해 “국가, 사회, 제도, 시스템 등 지배 질서가 주장하는 합리성에 의문을 제기하며 가부장제와 자본주의적 질서에 내재한 비정상적인 광기를 들추어낸다.”(박윤영 문학평론가) 또 다른 단편 「그게 무엇이든」에서는 종도, 만수 같은 인물이 폭력성으로 점철되어 있는데, 소설의 결말에서 어린 근수는 치밀한 전략으로 종도와 만수를 제거함으로써 자신과 어머니의 삶을 뒤흔든 ‘지배적 남성성’을 해체하며, 이는 독자에게 통쾌함을 안겨 준다. 하지만 “무언가를 살리려면 언제나 무언가를 죽여야 했다”는 근수의 고백은 정상적인 방법으로 이 세상의 견고한 벽을 돌파하기란 얼마나 어려운가 하는 점을 씁쓸하게 상기 시킨다. ( 2021년 01. 15일 발행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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콜트 45

저자:정광모 / 출판사:산지니

소설집 <작화증 사내>로 2013년 부산작가상, 2015년 장편소설 <토스쿠>로 아르코창작기금을 수상한 정광모 작가의 소설집. 상상력을 자극하는 독특한 소재와 특유의 냉철한 시각으로 자신만의 세계관을 구축해온 저자는, 이번 소설집에서도 그 장점을 유감없이 발휘하여 독자들을 새로운 세계로 초대한다. 여기 담긴 6편의 작품들은 리얼리즘부터 판타지까지 너른 스펙트럼을 지니면서도, 저마다 인간의 내면을 똑바로 마주보는 깊이를 가지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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덴마크 우핑일기

저자:김지현 / 출판사:네시오십분

함께 살아도 괜찮습니다.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탐구하는 여행 『덴마크 우핑 일기』. 

대안학교 글쓰기 강사로 일하며 경계의 삶을 들여다보게 된 저자는 새로운 삶의 가능성을 찾아 덴마크로 떠났다. 유기농가에서 반나절 일손을 돕고 숙식을 제공받으며 여행하는 '우프(WWOOF)'를 통해 덴마크의 마을 공동체에서 살며 함께 사는 삶을 경험했다. 100% 친환경 에너지로 생활하는 '삼쇠섬'과 유기 농업을 기반으로 40년째 공동생활을 하는 '스반홀름' 마을에서 농사일을 돕고 다양한 국적의 우퍼들과 함께 생활하며 복지 국가 덴마크의 문화를 경험하고 타인과 함께 살아가는 방법을 찾는 과정의 기록.1부 <나를 찾는 여행-삼쇠섬>에서는 100% 에너지 자립을 이뤄낸 ‘삼쇠섬’의 작은 마을 ‘노르뷔’에서 식당과 밭을 오가며 일하는 동안 몸으로 하는 노동에 대한 사유를 시작으로 국적이 다른 우퍼들과 생활하며 자신을 새롭게 돌아본다. 언어의 한계 안에서 오해와 이해가 교차하고 개별성을 인정하면서 함께 살아갈 수 있음을 확인한다.2부 <함께 살아도 괜찮습니다-스반홀름>에서는 40년째 성공적으로 이어져 오는 마을 공동체 ‘스반홀름’에서 지내며 평등한 공공의 영역을 통해 개인의 자유가 어떻게 실현될 수 있는지 경험한다. 이웃과 마을을 통해 개인의 삶이 더욱 안전하고 풍요롭게 유지될 수 있음을 확인하고 잘 사는 삶에 대해 새롭게 사유한 저자는 지금 여기에서 우리가 함께 살아도 괜찮다고 말한다.

출판사 서평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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걸어서 들판을 가로지르다

저자:박향 / 출판사:산지니

소설가 박향은 체류기간 ‘한 달’을 열흘로 타협해서라도 제주살이의 꿈을 실현하기로 했다. 친한 친구와 함께 제주 서쪽 애월 금성리의 바닷가 집을 빌리고, 숙소를 베이스 캠프 삼아 멀지 않은 곳의 오름도 가고 바다도 갔다. 파도소리에 눈을 뜨면 우리 동네 산책하듯이 눈에 띄는 동네 주변을 산책했고 빨래를 널어 말렸다. 동네책방에서 산 책을 방에 누워 천천히 읽었다. 커피를 내려서 치즈 넣어 구운 바게트와 함께 숙소 마당에서 아침으로 먹었다. 솜씨 좋은 친구가 해주는 밥을 얻어 먹었다. 비 오는 날에는 집에 있을까 고민하다가 예쁜 바닷가 카페에서 시간을 보냈다. 제주 서쪽 바다의 아름다운 노을을 매일 구경했다. 이렇게 아름답기만 한 노을이 어떤 소설의 주인공에게는 피와 이념의 소름끼치는 이미지로 치환될 수 있음을 떠올리기도 했다. 열흘 살이가 끝난 뒤 그 소중한 시간을 기억하는 에세이집 ‘걸어서 들판을 가로지르다’를 냈다.

신귀영 기자 <국제신문 > 에서 가져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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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대한 사기

저자:문성수 / 출판사:전망

문성수 소설가의 세 번째 소설집이다. 복잡다단한 인간의 내면세계와 인간사에 대한 통찰을 드러내는 8편의 단편이 실려 있다. 도덕을 말하면서도 도덕적이지 않고 정의를 말하면서도 정의롭지 않은 현실을 주 소재 대상으로 한 세태소설집이다. 불온한 상황들을 재현함으로써 인간적 삶의 한계를 극복해보고자 하는 염원을 담은 소설들이다. 또한 이번 소설집에 실린 소설의 배경은 대부분은 부산의 구체적 장소이다. 이는 우리에게 익숙한 장소에서 전개되는 사건들이 결국 어느 곳에서나 일어날 수 있는 보편적 삶의 모습과 다름 아님을 소설을 통해 보여주고자 하는 것이며 또한 친근한 장소를 통해 지역민들에게 보다 가깝게 다가가려는 의도를 아울러 담고 있다.

-문성수의 소설은 불편하다. 그가 만들어낸 세상은 온통 부조리와 불의로 가득하다. 위선, 함정, 악다구니로 빚어낸 암흑을 겨냥하는 화살들이다. 지극히 평범한 사람들의 악행을 그는 아무렇지도 않게, 우리를 향해 쏘아댄다. 어쩌면 그것은 이 세계가 감추고 싶었던 진짜 얼굴이다. 함께 어두워져야만 살아갈 수 있는 악무한의 동행과 음험한 연대. 문성수는 묻는다. 함께 어둠 속으로 걸어 들어갈 것인가. 아니면 절망하며, 부서지며, 찬란히 빛날 것인가. 그가 던지는 불편한 질문에 우리는 어떤 답을 해야 할 것인가.
-김동현(문학평론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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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전, 모국어

저자:양정규 / 출판사:청색종이

양정규 작가의 첫 소설집 『실전, 모국어』가 출간되었다. 경기문화재단 예술진흥 공모지원사업 문학 분야 우수작가로 선정되어 그간의 작품 활동을 정리한 책이다. 2017년 등단 이후 발표한 작품과 신작으로 구성되어 있다. 표제작 「실전, 모국어」 외에도 「화분」 「사각」 「클린하우스」 「우는 소리」 「매일 죽고 싶다던 복만 씨에게」 등 수록작 6편의 소설은 다채로운 여러 이야기들을 담아내기 위해 다양한 형식적 실험을 간과하지 않고 있다.

작가는 여러 소설 속에 자신의 분열된 자아를 담아내고 있다고 밝히고 있다. “나의 소설 쓰기는 자아분열 행위다. 내 안에 서로 모순되는 여러 자아가 존재하는데 소설은 그것들을 끄집어내어 새로운 존재로 형상화시켜준다. 형상화된 존재는 나의 피를 맹렬히 순환시켜주다가도 금세 어딘가에 가로막혀 나를 아프고도 쓸쓸하게 만든다.”(「작가의 말」 중에서) 그래서 작가는 여러 작품애서 서술자의 말하기를 독특한 소설의 장치로 활용하고 있다. 그것은 다양한 시선으로 세상과 마주하려는 작가적 태도에서 연유한다고 할 수 있다. 작가는 “나의 첫 소설집이 당신의 시선이 미처 발견하지 못했던 사각지대를 비춰주길 바란다. 당신의 위치와 바라보는 방향에 따라 관심이나 영향이 미치지 못하는 어떤 공간. 그 공간들을 위해 이 소설이 기꺼이 사용되었으면 좋겠다.”(「작가의 말」 중에서) “소설은 다른 시선으로 이 세계를 바라본다. 놓치거나 발견하지 못했던 세계를 끈질긴 언어로 파고들어 기존 세계의 이면을 들추어내고 급기야 진실이라는 실체에 접근하는 것이 소설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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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밤을 거슬러

저자:정미형 / 출판사:산지니

2019년 현진건문학상 우수상 수상작가인 정미형 소설가의 신작 소설집. 2017년 첫 소설집 『당신의 일곱 개 가방』을 펴낸 후 작가는 꾸준히 작품 활동을 했다. 2018년 경북일보 문학대전에서 단편 「고무나무 이야기」로 소설 부문 금상을, 2019년 「봄밤을 거슬러」로 2019년 현진건문학상 공동우수상을 수상하며 소설가로서 한 뼘 더 성장했다. 당시 「봄밤을 거슬러」는 “생의 후반기를 걷고 있는 노시인을 통해 삶의 관계성과 죽음에의 접근, 꿈과 욕구의 산화(散華)를 섬세하고도 서정적인 문체에 담아낸 수작”이라는 심사평을 받았다. 수상작품을 포함해 7편을 수록한 이번 소설집에서는 살아가면서 마주하게 되는 나이 듦과 죽음의 불안, 불편한 인간관계와 불확실한 인생을 다뤘다.
산지니 출판사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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밤이 아닌 산책

저자:이미욱 / 출판사:호밀밭

이미욱 작가의 두 번째 단편소설집. 상실과 결핍의 상징인 뿔이 난 사람들. 이 날카로운 뿔들은 주변인물이가도 하지만 실상은 그것에 가장 깊게 찔리고 있는 이는 이 뿔의 소유자들이다. 자신의 가장 은밀한 상처인 뿔을 끌어안은 채 앓고 괴로워하며 살아가는 소설속 인물들의 모습이 낯설지 않다. 우리 모두 각자의 뿔을 가지고 있기 때문이다. 어쩌면 생 生 이란 필연적으로 결핍이자 상처투성이인지 모른다. 흘러가는 시가속에서도 흘려보내지 못하는 마음들. 이미욱 소설의 인물은 이 마음들을 외면하거나 방기하지 않고 사력을 다해 천천히 진득하게 바라본다.
<호밀밭 보도자료 중>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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