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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Busan Novelists' Association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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심판의 날 1, 2

저자:이인규 / 출판사:도서출판 전망

<심판의 날 1, 2-화형, 죽어 마땅한 자들> 은 이인규 작가의 세 번째 장편소설이자, 미스터리·서스펜스·추리 소설이다. ‘공정과 정의’, ‘사적 복수’, ‘화형’ 등을 키워드로 3년간의 집필 과정을 거쳐 광활한 지리산을 배경으로 쓴 이 소설은, 마찬가지로 지리산을 소재로 쓴 산청 문인협회 시인들의 시 16편과 협업하여 작품의 입체적인 서사와 완성미를 배가시킨다. 소설의 주인공인 두류산과 민채원은 보이스 피싱과 기획부동산 사기 수법에 당해 스스로 목숨을 끊은 부모님을 대신하여 그들이 직접 나선다. 이들은 죽어 마땅한 자들을 직접 ‘화형’으로 처단하며 그들 방식대로 세상의 ‘공정과 정의’를 완성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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황은덕 소설가의 공감공부

저자:황은덕 / 출판사:해피북미디어

세월호 비극의 아픔, 촛불집회와 대통령 탄핵, 문재인 새 정부 출범과 이듬해의 남북정상회담, 인권 운동과 미투 운동, 그리고 코로나19 확산까지 현 시대를 읽는 작가의 안목과 성찰이 글마다 녹아 있다. 작가는 이러한 기록의 과정 속에서 삶의 방향성을 찾는 시도를 하고, 공감을 공부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한다. 그리고 독자들에게 공감 능력을 배우고 실천할 수 있는 길을 안내한다.

총 6개의 부로 구성되어 있는데, 각 부에서 작가는 폭력으로 인해 고통받는 사람들을 글로 마음으로 공감하고, 깨어 있는 시민의식으로 권력의 타락을 막은 사례를 비평하며, 우리 한국의 문화를 타자의 시선으로 돌아보며 무심코 지나친 한국 문화의 소중함을 다시금 생각한다. 그리고 우리에게 필요한 ‘진짜 공부’가 무엇인지 전달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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4인의 소설가가 초대하는 팬데믹 아트살롱

저자:강성민, 김가경, 김미양, 배길남 / 출판사:도서출판 <즐거운작가들>

작가들은 단편소설이라는 형식 속에 코로나19 속 예술가의 다양한 이야기를 담았다. 중국 유학생과 그를 조력하는 작가가 코로나19로 겪는 시련, 본업보다 아르바이트에 열심인 다양한 국적의 무용가들, 음악을 포기하려다 콜라텍에서 드럼을 치는 드러머, 글쓰기보다 생계에 전념할 수밖에 없는 소설가의 모습 등 소설 속 이야기들은 4인 4색의 각기 다른 색채를 보여준다.
『중국인, 곽지평』-강성민
한국에 유학 와 있던 중국인이 코로나 사태를 맞으면서 한국에서 겪는 이야기. 코로나 초기 중국에서 발병했다고 와전된 소식으로 인해 중국 유학생이 차별과 편견을 겪는 모습을 한국인의 입장에서 바라본 소설
『양의 시간』-김가경
다양한 나라 베트남 그리고 루마니아, 한국 사람들이 서로 소통하며 코로나로 힘든 상황에서도 일상생활이 예술이 되는 지점들을 그려냈다.
『풍어』-김미양
코로나 시기의 어려움과 함께 자신이 생각하는 예술가 중 드러머를 주인공으로 내세웠다. 콜라텍이라는 배경과 생계의 어려운 상황, 그리고 예술가로서의 활동이 어려운 상황을 녹여낸 작품이다.
『헬로마트 ≠ 해피아트』-배길남
실제 작가가 거대 마트에서 일했던 경험을 살린 소설.
코로나19 시기와 겹쳐 1년 반 정도의 경험과 다양한 에피소드를 녹여 소설로 재구성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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호텔 해운대

저자:오선영 / 출판사:창비

2018년부터 2021년까지 발표한 일곱편의 작품을 엮은 이번 소설집은 부산을 삶의 터전으로 하는 청년들의 이야기를 담고 있다. ‘인서울’이 아닌 ‘인부산’을 하고 싶어 하는 공시생, 지역작가로 불리며 자비출판의 씁쓸함을 견디는 소설가, 부산에 살면서도 해운대 한번 놀러 가기 어려운 사회초년생, 지방대학 출신 시간강사까지. 오선영은 수도권과 지방의 격차를 날카로운 시선으로 풀어내는 동시에 평범하다고 여겨지는 삶 속에 스민 아픔을 짚으며 우리 사회 보편의 문제를 다룬다.
『호텔 해운대』 속 소설들은 부산 특유의 이미지를 선명하게 그려내면서도 우리 사회 곳곳에서 오래도록 해결되지 못했던 문제들을 하나하나 짚어낸다. 어느 날 갑자기 사라진 언니들의 이름을 기록하고, 당연히 지켜져야 할 안전수칙이 지켜지지 않아 허망하게 잃은 존재들을 호명하며, 쉽게 훼손되고 조롱되는 가치들을 돌려놓으며 그것들의 자리를 지켜낸다. 그 이름과 자리는 멀지 않다. 오선영의 작품은 언젠가 잃어버렸던 각자의 이름 혹은 그리운 누군가의 빈자리를 불러내며 뭉근하게 오래도록 힘 있는 여운을 전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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죽림한풍을 찾아서

저자:이병순 / 출판사:실천문학사

2012년 부산일보 신춘문예에 단편 소설 「끌」이 당선되어 작품 활동을 시작한 이병순 소설가가 첫 장편소설 『죽림한풍을 찾아서』를 《실천문학사》에서 출간했다. 일제강점기 때 〈경성미술구락부〉 언저리에서 벌어지는 골동품이나 소장자들 이야기를 흥미진진하게 서사로 잘 풀어내고 있다. 작가는 작가의 말에서 ‘무언가를 광적으로 모으는 사람들의 마음을 들여다보고자 이 소설을 구상해 김종하와 강석초를 앞세우고 그들의 뒤를 밟았다’고 밝히고 있다. 인간은 욕망하기 위해 살지 욕망을 실현하기 위해 ‘죽림한풍을 찾아서’ 사는 것은 아니라는 그 평범한 진리를 말하기 위해 작가는 너무 많은 정열과 시간을 이 작품의 완성을 위해 쏟아부었다고 고백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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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지막 항해

저자:황인규 / 출판사:인디페이퍼

소설 '마지막 항해'는 영국인 항해가이자 탐험가인 헨리 허드슨의 네 차례 북극 항해를 생생하면서도 드라마틱하게 다룬 소설이다. 16세기 말에서 17세기 초 영국과 네덜란드는 스페인과 포르투갈이 백년 동안 독점한 대서양 인도양 항로를 대체할 수 있는 새로운 항로 개척에 국운을 걸었다. 헨리 허드슨은 유럽과 아시아를 잇는 북동항로와 북서항로를 개척하기 위해 끊임없이 도전했다. 그러나 헨리 허드슨은 실패한 탐험가다. 그는 인생 전부를 걸고 새로운 항로 개척에 뛰어들었다. 네 차례에 걸친 도전은 모두 실패하고 마지막에는 비극적 최후를 맞는다. 그러나 그의 항해는 실패가 아닌 자산으로 남아 후손들에게 엄청난 선물을 안기게 된다.
허드슨의 탐험에는 한 개인의 도전을 넘어서는 16세기 서구 문명의 시대적 정신이 깔려 있다. 인류의 역사는 시간이 갈수록 발전한다는 역사관과 신의 속박에서 벗어나 인간이 자연을 개척하는 인문주의의 큰 흐름이 그것이다. 다시 말하자면 헨리 허드슨은 근대 세계를 보여주는 여러 개의 창 중에 하나를 연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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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주 끝에서 만나

저자:안지숙 / 출판사:문이당

인간의 무의식은 본능의 에너지가 발현한 것으로 흔히 꿈의 형태로 나타난다. 이 꿈은 가상현실, 가상공간의 뿌리라 할 수 있으며, 현실의 경계를 넘어 인간의 정신과 감정을 간섭한다. 오랜 집필 끝에 안지숙의 장편소설 『우주 끝에서 만나』가 출간되었다. 작가는 ‘세상에 목소리를 내기에 너무나 연약한 소설 하나가 태어나는 데에도 온 우주가 동원되는 거 아닌가 싶다.’고 집필의 어려움을 토로했다. 이 소설은 VR게임을 통해 가상현실인 에덴과 무의식의 영역을 현실 속으로 끌어들여 인간의 욕망 속에 숨겨진 선의와 악의를 조명하면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구원’이라는 결론에 도달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어떤 의미에서는 일종의 기억 여행이라고도 할 수 있는 이 가상현실 속 여정은 현도의 현실적 경험과 편집된 기억의 혼재로 재편성되면서 진행된다. 이 때문에 블랙홀 게임 속에서 페이드아웃 되기까지 현도의 방황은 혼란스럽고, 불안하며, 아슬아슬하다.
소설의 공간적 배경은 브이알 게임을 개발하는 게임제작회사 마블닷컴과 VR게임 속 가상현실이다. 가상현실 속 세계는 산발적인 기억의 형태로 현실을 소환하고, 그 현실 속에서 가상현실을 편집하는 가운데 주인공 현도의 물성화된 의식은 그 경계를 넘나든다. 물성화된 의식이 경계를 넘나든다는 표현이 다소 애매할 수도 있지만, 예를 들자면 이런 거다. 산에서 원재가 현도를 잡아주지 않아 사고가 난 것은 현실의 경험이다. 이 경험은 게임 속에서 현도가 원재를 옥상에서 떨어뜨리는 경험으로 변형 반복되는데, 이 가상현실 속 경험은 현도의 현실에서의 경험과 부딪치면서 현도의 감정과 행동에 영향을 미치는 것이다. 애초 현도가 만들고자 한 것은 ‘블랙홀 게임’이 아니라 에덴을 콘셉트로 한 ‘에덴 어드벤처’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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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자이크, 부산

저자:김민혜 외 5명 / 출판사:산지니

부산의 역사와 현재에 관한 이야기가 담겨 있는 테마소설집 『모자이크, 부산』이 출간되었다. 김민혜, 박영해, 조미형, 오영이, 장미영, 안지숙 여섯 명의 작가가 부산을 배경으로 쓴 이 테마소설집에는 로컬이 아니라면 알기 힘든 부산의 공간을 소환해 그곳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의 이야기를 풀어낸다.
섬세한 눈으로 미시적인 분석을 할 때, 우리가 사는 도시의 도처는 매우 새롭고 두껍게 서술될 수 있다. 어느 마을에 살든지 그 삶의 구체를 이해하려는 섬세한 정신의 작가가 있다면 멋진 소설 작품을 인양하는 일은 언제나 가능하다. _구모룡(문학평론가)
각 소설은 부산시민공원, 증산공원, 임랑 바닷가, 센텀시티, 문현동 돌산마을, 거제리의 풍경을 배경으로 부산의 정경을 담는 것은 물론이고, 각각의 장소가 지닌 슬픔을 조명하기도, 아름다움 속에 숨겨진 폭력을 서술하기도 한다. 대한민국 제2의 도시 부산은 항상 아름다운 바다를 연상시키는 관광도시로 기억되어 왔다. 이 여섯 명의 작가가 풀어내는 이야기들을 통해 부산의 새로운 면모를 발견할 수 있기를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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마리안느의 마지막 멤버

저자:서진 / 출판사:창비

늘 실패하고 넘어지던 찰나, 지하에서 만난 뱀파이어 소년
알 수 없는 세상 속 우리는 스스로를 구원할 수 있을까

창비청소년문학 105권으로 서진의 장편소설 『마리안느의 마지막 멤버』가 출간되었다. 뱀파이어가 된 중학생 영수와 걸 그룹 마리안느를 좋아하는 고등학생 현지가 각자의 미스터리를 풀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이야기다. 장편소설 『웰컴 투 언더그라운드』로 제12회 한겨레문학상을, 동화 『아토믹스: 지구를 지키는 소년』으로 제4회 스토리킹을 수상한 작가 서진은 지금까지 독특한 리듬을 가진 공간으로 독자를 초대해 왔다. 이번에는 세상 어디에도 자신의 자리가 없다고 느끼는 청소년들을 익숙한 공간인 부산으로 데려온다. 사라져 버린 영수의 엄마와 현지의 친구 혜수를 찾아 나가는 서스펜스가 돋보이면서도 자기 자신의 의미를 모색하는 감동이 함께하는 작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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봄비

저자:한경화 / 출판사:산지니

예리한 시선으로 보통의 사람들을 조망하는 한경화의 첫 번째 단편집
2017년 단편소설 「종점」으로 등단한 한경화 소설가의 첫 번째 단편집. 한경화의 시선은 우리 사회에서 살아가는 보통의 사람들을 향한다. 부조리한 현실 속에서 상실을 감내하며 살아가는 인물들은 자신이 밟고 있는 땅, 혹은 믿음으로부터 밀려나지 않기 위해 고군분투한다.
한경화는 마치 일상의 스펙트럼에서 에리한 면도칼로 단면을 잘라낸 자리처럼 ‘평범하지만’, 그렇다고 ‘예사롭지 않은’ 느낌을 동반하는 풍경을 제시하며 서사의 첫 붓을 긋는다.
치열한 현실을 담담하게 그러나 가감 없이 드러내는 작가는 ‘평범하지만 예사롭지 않은’ 풍경을 통해 삶의 가치에 대해 되묻는다. 소설 속 인물들은 잊어버리고 있던 기억을 더듬고 자신의 현실을 파헤치며 그 물음에 답하려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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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

저자:정광모 / 출판사:산지니

부산작가상, 부산소설문학상 등을 수상한 정광모 소설가가 세 번째 장편소설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을 발간했다. 『토스쿠』에 이어 아르코문학창작기금을 수상한 이번 신작에서는 꿈속에서 유토피아의 건설을 꾀하는 인물들을 통해 진정한 유토피아의 의미를 되짚는다.
무득은 9급 공무원 시험에 합격해 주민센터에서 일하고 있다. 어렵게 얻은 직장이지만 득달같이 달려드는 민원인과 매일 반복되는 하루. 현실은 답답하고 무료할 뿐이다. 무득은 ‘푸른 탑 꿈 카페’를 통해 ‘깨어있는 꿈’을 알게 되고, 어떤 기구에도 의지하지 않고 스스로 날고 싶다는 일념으로, 꿈을 자각하는 훈련부터 차근차근 시행한다. 그런 무득을 눈여겨본 푸른 탑 꿈 카페의 대표 탁우는 무득에게 ‘깨어있는 꿈’에서 유토피아를 건설하는 데 동참하지 않겠냐고 제안한다. 유토피아로 가는 길목에 놓인 흰 문과 검은 문. 탁우는 오직 흰 문을 통해서만 유토피아로 갈 수 있다고 말한다. 무득은 탁우를 따라 흰 문 너머에서 유토피아를 경험하지만, 그것은 탁우의 질서 내에서만 누릴 수 있는 자유일 뿐이다. 이것이 정말 유토피아로 가는 네 번째 방법일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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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후 네 시의 동물원

저자:서정아 / 출판사:산지니

『오후 네 시의 동물원』은 2014년 『이상한 과일』 이후 7년 만에 출간되는 서정아 소설가의 두 번째 소설집이다. 8편의 소설에는 인간 삶의 단면과 그 심층에 감추어진 복잡한 무늬들이 정교한 문장으로 표현되어 있다. 소설의 인물들은 남들과 똑같이 평범한 일상을 살아간다. 아침 일찍 출근해서 일하고, 퇴근해서 잠을 잔다. 하지만 평범한 일상 속에 침투한 뜻 모를 불안은 어느 순간부터 그들의 일상을 조금씩 갉아먹는다. 어디서부터 무엇이 잘못됐는지, 알아도 모른 척하며 그들은 오늘도 일상을 살아낼 뿐이다. 일상의 귀퉁이 한쪽이 깨진 채 오늘을 살아내는 인물들의 모습은 현실을 살아가는 우리의 모습과 어딘가 닮아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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언제나 편하게

저자:허택 / 출판사:강

이번 소설집에 이르기까지 허택 소설에서 심화되어온 주제는 신체적, 사회적 몸의 건강이다. 사회가 급진적인 발전을 이룩하면서 유명한 삶을 쫓게 된 수많은 무명한 이들의 몸이 허물어졌다. 성공한 여성으로서 아름답고 우아한 젊은 시절을 누렸던 「피가 흐림 후 맑음」의 ‘나’가 심근경색으로 죽음의 문턱까지 몰리고, 「습진이 만든 병」의 남자가 도둑질도, 얌체 짓도 가리지 않는 도덕적 파탄자가 된 것도 바로 그 유명의 욕망 때문이다. 정신적, 신체적 건강을 상실한 몸의 마지막은 죽음일 수밖에 없다. 「허무, 끝」의 화자는 자신의 여자를 빼앗은 친구에게 복수를 하고, 아내를 겁탈하는 위악을 저질렀다. 원망이 쌓인 그의 몸과 마음은 균형을 잃었다. 어떤 행동으로도 이미 틀어진 균형을 바로잡을 수 없기에 그는 허무의 끝에서 투신을 선택한다. 「찰나의 연극」 속 교차로 삼중추돌 사고로 사망한 두 사람은, 늘 피해 의식에 사로잡혀 외부의 압력에 취약한 삶을 살던 이들이었다. 그들이 끝내 스트레스와 압박을 더 이상 견뎌내지 못하고 내적으로 붕괴된 순간에, 즉 안팎의 균형과 조화가 무너진 찰나의 순간에 사고가 발생했다. 「끝나지 않는 싸움」은 균형이 파괴된 실상을 양손의 대립이라는 독특한 상상력을 통해 그려낸다. 선한 의지를 가진 왼손과 악행의 충동을 제어하지 못하는 오른손. 한 몸에 있는 두 손이 이처럼 분열된 것은 사회의 냉기가 사람을 허기지게 만들었기 때문이다. 냉기가 허기를 낳고, 허기가 쌓여 독기가 된다. 오른손이 저지르는 악행을 이길 수 있는 힘은 오직 온기, 즉 사랑이다. 36.5도 사람의 온기가 사회의 건강을 회복하기 위해 필요한 핵심이다. 표제작인 「언제나 편하게」의 화자인 여자는 앞선 화자들과는 달리, 자신에게 불어닥친 시련과 고난을 거쳐 사랑과 생명의 가치에 눈을 뜬 사람으로 그려진다. 멈추지 않고 이어진 불행의 끝에서 그녀는 자신에게 치명적인 상처를 남긴 전 남편과도 편하게 마주할 수 있을 만큼 단단해진다. 그녀는 그렇게 성장한 윤리적 주체로서 존재하고자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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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달래꽃

저자:유익서 / 출판사:나무옆의자

소설의 전반부는 해방 직후부터 한국전쟁 전까지 공산당 지하활동을 하는 김병산과 그의 아내 최은희의 이야기이고, 후반부는 한국전쟁 때 월북한 은희가 사회주의 이상 국가로 생각하던 북한의 실상을 목격하며 고뇌하는 내용으로 이루어져 있다. 병산의 활동도 대체로 은희의 시선을 통해 서술된다.
조선공산당 경남도당 조직책을 맡고 있는 병산은 일본 유학 시절부터 사회주의 이상 국가 건설에 뜻을 두고 공산주의 운동에 뛰어든 지식인이다. 진주부청 공무원으로 일하는 은희는 동료를 따라 간 아지트에서 병산의 강연을 듣고 공산주의의 대의에 매혹된다. 백성이 주인이 되는 계급 없고 차별 없는 민주국가, 누구나 평등하게 살아가는 공평한 나라. 공산주의가 지향하는 세상이 단박에 마음을 사로잡고, 그런 세상을 만들어 후손에게 물려줄 수 있다면 제 목숨을 바쳐도 아깝지 않으리라 생각한다. 은희는 그날 이후 새로 태어난 기분으로 공산당에 입당하여 대민 선전 활동에 전력하다 경남도당 여성동맹 간사로 발탁되고, 얼마 후 병산의 청혼을 받고 그와 혼인한다.
혁명만이 조선의 위대한 미래이며, 계급 없는 진정한 민주적 사회주의 국가를 건설하려면 부르주아 국가기구를 폭력적으로 전복시켜야 한다는 명제에 따라 활동하던 병산이 중앙당의 중요 임무를 담당하게 되면서 부부는 진주를 떠나 서울로 옮겨간다. 이 무렵 미군정이 공산당을 불법화하면서 조선공산당도 남조선노동당으로 이름을 바꾸고 지하화한다. 작가는 병산의 당 사업 투쟁 활동과 함께 남로당이 주도한 당시의 굵직한 사건들을 본격적으로 그려나간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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누군가 아픈 밤

저자:정인 / 출판사:호밀밭

『누군가 아픈 밤』의 첫 소설 「화마(火魔)」는 집에 불이 나는 장면으로 시작된다. 주인공이 한낮에 울려대는 화재경보가 자신의 집일 거라고 상상도 못 하는 사이에 불은 번져 나간다. 불타는 집은 가족 간의 갈등과 불화를 암시한다는 데서 상징적이다.
삐거덕대는 가족의 모습은 소설집 여기저기에 존재한다. 아픈 가족들을 보살펴야 하는 데서 인물들은 부담을 느끼고(「누군가 아픈 밤」, 「소리의 함정」, 「아무 곳에도 없는」), 살을 부대끼며 살지만 남보다 못하거나 서먹한 가족들(「이식(移植)의 시간」, 「꽃 중에 꽃」)이 즐비하다. 이 과정에서 가족의 삶이 깃들었던 집은 활활 불타오르고 끝내 사라져버린다.

“그런데 설레는 마음으로 뛰다시피 집 앞에 이르렀을 때, 그녀는 자신도 모르게 아, 낮게 비명을 질렀다. 집이, 사라지고, 없었다!”
(―「아무 곳에도 없는」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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