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24년 여름, 69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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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정완 '숨을 데가 없어'
이현숙 '여행의 한 방식'
최시은 '그녀의 일광욕 또는 그의 밤 산책'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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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은양
저자:김서령 / 출판사:산지니
책소개 작은 소도시 은양의 거대한 쓰레기 산 욕망과 비리가 만든 굳건한 성채를 무너뜨릴 수 있을까 ▶ 쓰레기 산에 얽힌 욕망을 파헤치다 김서련 소설가의 첫 장편소설 『은양』은 현대 사회가 직면한 환경 문제와 진실 추구의 중요성을 깊이 있게 탐구한 작품이다. 은양이라는 작은 지역의 신문사 은양매거진에서 기자로 일하고 있는 ‘나’는 우연히 희끄무레한 쓰레기 산을 발견한다. 쓰레기 산은 삼일건기에서 쌓은 건축폐기물이지만 지역 유지인 허이재의 막강한 영향력으로 이에 대한 기사는 단 한 줄도 나오지 않는다. ‘나’는 은양매거진에 이러한 기사를 쓰고 싶어 하지만, 주변인들은 기자 경력이 변변찮은 ‘나’에게 별로 기대가 없다. 이러한 상황 속에서 ‘나’는 은양매거진에 들어오기 전에 다니던 회사의 ‘그린워싱’ 사건을 떠올리는데…. 사회적 모순과 진실 탐구 앞에 ‘나’는 어떤 선택을 할까. 소설은 눈에 보이는 쓰레기 산을 방임하거나 애써 간과하여 덮어두며 이익을 취하는 사람과 문제의식을 가지고 이를 고발하는 사람을 교차하여 서술하며 지역 사회의 여러 입장을 보여준다. 이를 통해 복잡한 현대 사회의 관계망 속에서 진실이 어떻게 다루어지고, 은폐되는지가 드러난다. ▶ 진실 보도를 향한 무거운 발걸음 『은양』의 ‘나’는 화장품 회사에서 일할 당시 신제품 마케팅 방향으로 자연 이미지를 제안한다. ‘나’의 의견이 채택되고 바람대로 마케팅팀에 합류하여 제품을 출시했지만 곧 그린워싱이라는 폭로를 당한다. 이후 ‘나’는 일을 그만두고 ‘은양’으로 낙향한다. ‘나’는 은양에서 마주한 쓰레기 산을 통해 과거와 자신을 돌아본다. 욕망에 의해 추동된 무지와 은폐. 이 사건을 제대로 밝혀 자신을 추스르고 싶지만 권력의 압력과 법적 위험 앞에서 ‘나’는 흔들린다. 직업 윤리와 개인의 안위 사이에서 고민하는 ‘나’. 이런 주인공의 내적 갈등은 독자에게 성과사회의 욕망으로 인한 무지를 극복하고 진실을 추구하면서 진정한 자신을 찾는 과정으로 다가갈 것이다. ▶ 인간의 생애에 깊이 얽혀 있는 환경 문제 환경 문제는 개인의 삶에 얼마만큼 깊은 영향을 미칠까. 『은양』의 ‘나’에게는 환경이 트라우마이자 동력으로 작동한다. ‘나’가 회사를 그만두고, 연인과 이별한 가장 큰 원인은 그린워싱이며 ‘나’를 고뇌하게 만드는 것은 주변 환경을 오염시키는 거대한 쓰레기 산이다. 하지만 주인공의 내면 더 깊숙한 곳에는 지리산에 사는 아버지를 만나러 간 어머니와 남동생이 산사태로 사망한 사건이 있다. 갑작스러운 산사태는 지구 온난화로 인한 이상 기후와 연관이 있을 것이다. ‘나’의 이야기를 통해 소설은 환경 문제가 추상적인 개념이 아니라 개인의 삶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현실적인 문제임을 강조한다. 우리의 일상은 환경과 연결되어 있다. ‘나’의 일상과 감정, 그리고 주요 사건들에 녹아 있는 환경 문제는 자연보호에 대한 사회적 담론 형성에 기여할 것이다. ▶ 지역에서 전 지구적 문제를 다루다 소설의 배경 ‘은양’은 한국의 작은 소도시이다. 그러나 이 도시에 일어나는 문제는 은양에 한정되지 않는다. 개발과 환경 오염은 지구적 차원의 기후 위기로 이어지고, 쓰레기에 깔려 죽은 외국인 노동자의 죽음은 이주노동자, 계급 문제와 연결된다. 이처럼 소설은 다양한 사건을 사실적이고 자세히 묘사해 지역 사회 공론장의 왜곡을 보여주고 전 지구적 문제를 제기한다. 『은양』은 쓰레기가 만연한 세계의 문제를 구체적으로 묘파한 새로운 사실주의 소설의 한 양상이다. 접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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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스노우 헌터스
저자:폴 윤 지음/황은덕 옮김 / 출판사:산지니
한국계 미국인 소설가 폴 윤이 첫 장편소설 『스노우 헌터스』로 한국 독자들을 만난다. 아름답고 서정적인 문체가 특징인 폴 윤의 소설들은 미국 문단과 전 세계 독자들의 주목과 호평을 받아 왔다. 한국전쟁 당시 피난민이었던 폴 윤의 할아버지는 전쟁고아들을 위해 보육원을 설립하였다. 폴 윤은 조부가 모아둔 6·25 전쟁 관련 자료와 사진, 특히 고아로 가득 찬 피난민 열차에 대한 이미지가 이 소설을 쓴 계기가 되었다고 밝혔다. 『스노우 헌터스』의 주인공 요한은 한국전쟁에 참전한 북한군 포로로 본국 송환을 거부하고 제3국행을 택한다. 요한은 태양이 강렬한 나라 ‘브라질’로 이주하고, 그곳에서 일본인 재단사 기요시와 함께 일하며 낯선 환경에 적응해 나간다. 이국의 땅, 이질적인 언어와 문화, 그리고 전혀 다른 배경을 가진 낯선 이들 속에서 요한이 정착하고 삶을 개척해나가는 이 소설은 그동안 영미권 위주로 집중되어 온 한국계 디아스포라 문학의 범주를 남미까지 확장시킨다. 동시에 한국전쟁 당시 그리고 그 이후 남미로 이주한 한국인들의 삶과 기억을 우리에게 상기시킨다. 해설: 전쟁의 슬픔 속에서 아스라이 전해지는 구원 가능성-황은덕 ★뉴욕공공도서관 ‘영 라이언스 픽션 어워드’ 수상 ★퍼블리셔스 위클리 ‘2013년 여름 최고의 책’ ★뉴요커 선정 ‘주목해야 할 책’ “폴 윤은 얼핏 보면 완벽한 미니멀리스트처럼 보이지만, 이 소설의 모든 섬세한 몸짓 너머에는 깊고 복잡한 역사가 일렁이고 있다… 고독한 삶에 대한 아름답고 감동적인 명상.” -앤 패칫, (《뉴욕 타임스》 베스트셀러 『커먼웰스』 저자) “고독한 한 남자의 삶을 시적으로 표현한 작품…폴 윤은 종종 단순명료한 헤밍웨이의 문체를 떠올리게 한다.”-보스턴 글로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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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태안선
저자:이병순 / 출판사:문이당
1930년대 '경성미술구락부'를 중심으로 벌어지는 골동품 경매와 소장자들의 심리상태를 묘사한 『죽림한풍을 찾아서』를 출간한 지 3년 만에 이병순 작가의 두 번째 장편소설 『태안선』이 출간되었다. 이 작품의 주 무대인 서해안은 고려 시대 개경을 중심으로 강진이나 부안 등에서 도자기나 곡물을 싣고 개경까지 가려면 태안이나 안흥량을 거쳐야 한다. 당시에도 서해안은 물길이 거세기로 소문난 곳이 많아 이곳을 오가는 무역선들이 많이 침몰하였다. 할아버지가 선단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운을 떼기 시작하면 나는 할아버지 앞에 바짝 붙어 앉아 눈을 반짝였다. ‘그때나 지금이나 뱃길은 똑 같아야. 인천까지 가자면 위험해도 그 길 말고 가는 길은 없응께. 모진 비바람만 없으면 백금포에서 인천까지 무사히 가. 울돌목이 문제랑께? 명량 울돌목에서 갑재기 물살이 거꾸로 돈다 이말이여. 까딱하면 배가 뒤집혀져부러. 신안 안좌도, 목포 달리도, 무안 도리포를 지나고 군산 비안도나 야미도, 십이동파도에 오면 또 한 번 뒤집혀져분단 말여. 강진에서 인천까지 피항지는 스무 곳쯤 돼야. 파도가 제일 무서운 디가 어디냐면 군산하고 태안이여. 군산이나 태안 앞바다를 지나다가 갑재기 물속으로 가라앉는 배를 한두 번 본 게 아니여. 참말로 물귀신이 확 끌어가는 것 같당께.’ - 본문 중에서 『태안선』의 주인공인 송기주는 고고학을 전공한 수중고고학도다. 아버지는 그가 태어나기도 전에 원양어선을 타러 라스팔마스로 갔다. 그의 할아버지도 강진의 선단船團에 들어가 돛배 선원으로 일했다. 배를 탔던 조부와 아버지의 영향 때문에 기주는 어릴 때부터 바다에 호기심이 많았다. 기주는 사촌 누나로부터 ‘수중고고학’이라는 말을 듣게 되고 신안 앞바다에 침몰한 ‘신안선’과 유물을 해군이 모두 인양했다는 말을 듣고 수중고고학에 관심을 두게 되었다. ‘태안선’만이 아니라 서해나 남해에서도 침몰선이 많이 인양됐다. 그 모두를 해양유물 탐사 대원들이 해냈다. 해양유물 탐사 대원들이 목숨을 건 탐사 덕분에 박물관에는 수많은 해저 유물이 전시되어 관람객들을 즐겁게 하고 있다. 우리나라 수중고고학의 토대는 그들이 쌓고 일군 것이다. ‘2007년 태안 마도에서 한 어부가 조업을 하던 중에 주꾸미가 청자를 물고 있는 걸 발견하고 관에 신고했다. 주꾸미 때문에? ‘태안선’이 인양된 계기가 됐다는 사실은 내게 흥미를 북돋웠다. 자료조사를 하면 할수록 흥미진진했다. 고려 시대에 강진이나 부안 등에서 도자기나 곡물을 싣고 개경까지 가려면 태안을 거쳐야 한다. 험난한 안흥량에서 좌초된 배가 많았다는 사실은 점점 내 흥미를 끌었다. 얼마나 많은 침몰선이 서해에 가라앉아 있을지 상상을 하자 바다를 찢어발겨 보고 싶은 충동이 일었다.’는 작가의 말처럼 남해와 서해안은 침몰한 선박으로 인해 수중고고학의 보고였다. 겹겹이 밀려오는 파도는 희번덕거리는 칼등 같았다. 바다는 아무리 삼켜도 허기진다는 듯 꼬르륵대고 있다. 바다는 수많은 난파선을 삼키고 능청스럽게 아가리를 달싹이고 있다. 바다를 북북 찢으면 난파선들이 벌컥벌컥 치솟을 것 같다. 수천 년 묵은 고래가 솟구치듯 난파선들이 튀어오를 것 같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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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남태평양
저자:이윤길 / 출판사:신생(전망)
[작품 소개] 선장 출신으로 시인이자 소설가로 꾸준히 활동해 온 이윤길 작가의 해양소설집이다. 이번 소설집에는 「남태평양」 「북태평양」 「남서대서양」이라는 굵직한 중편소설 3편이 실려 있다. 바다와 함께 살아가는 인간 삶의 다양한 모습들을 핍진하게 그려내고 있다. 「남태평양」은 요트를 타고 남태평양을 홀로 항해하며 내면의 상처를 치유하고 새로운 사랑에 도전하는 여성의 이야기를 담고 있으며, 「북태평양」에서는 원양어선 선원으로 시작하여 선장이 되기까지 파란만장하였던 작가의 자전적 생존기를 담고 있다. 「남서대서양」은 포클랜드 인근으로 출어한 원양어선의 조업 전개과정을 생생하게 그려내고 있다. 고난과 모험 속에서 새로운 존재로 거듭나려는 바다사람들의 희망과 절망의 서사를 통하여 인간 존재의 깊은 의미를 되새겨보게 하는 소설집이다. [작품 평] 항해의 과정은 존재 확인이자 전환의 시간이다. 물의 물질성이 그러한 원초적 계기를 마련하고 그 강도를 부여하나, 현실 속에서 그것은 시련과 고난을 통해 이루어진다. 바다에서의 고난은 모험의 의미를 충족시키는 요건이다. 모험은 시련을 통해 한 단계 더 성숙한 존재로 고양되어 가는 것을 의미하기 때문이다. 이윤길 소설들을 읽어보면 존재 성숙에 대한 갈망이 모든 이야기를 이끌어가는 원동력이 됨을 확인할 수 있는데, 이 갈망은 반드시 시련을 통해 그 강도와 적절성 여부를 시험받는다. 그렇기에 바다로 인해 등장하는 고난의 에피소드, 혹은 모험의 스릴은 이윤길 소설의 주제 형성을 위해서 반드시 있어야 할 구성 요소가 된다. (⋯) 위기와 그 위기를 통한 존재의 승화로서 신성의 획득은 모험의 궁극적 의미가 된다. 그것은 모두 존재의 승화와 맞물린 동일성의 회복을 가리킨다. 결핍이 주는 존재의 불모와 무의미로부터 존재의 생기와 의미를 획득함으로써 삶의 활기를 확보하였다는 뜻일 것이다. 이윤길에게 삶의 활성은 바다를 배경으로 한 시련과 그 시련의 극복이라는 모험의 발동에 놓여 있다. ―김경복(문학평론가) 작품해설 중에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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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간안내] 나미브사막풍뎅이의 생존법
저자:김서련 / 출판사:파란나무
작가 김서련은 <슬픈 바이러스> <폭력의 기원> <녹색 전갈> 이후 45일간 남미여행을 토대로 4번째 소설집을 펴낸다. 남미여행을 하면서 작가는 자기 자신을 돌아보고 앞으로의 삶을 모색했고 남미의 신비하고 경이로운 풍광과 그 과정을 섬세하게 그려냈다. 이 책은 독자에게 페루 리마의 산동네와 마추픽추, 라구나 콜로라도 호수의 홍학, 파타고니아의 세자매봉, 세상의 끝 우수아이아, 부에노스아이레스 콜론극장 등 남미를 여행하는 듯한 착각을 불러일으킨다. 2019년 2월 14일 수요일 오전 7시쯤 작가는 리마 공항에 도착했다. 리마는 2월 13일 수요일이었다. 날짜변경선 가까이 있는 지역이라 한국보다 하루 늦은 시간이었다. 페루 리마! 로맹 가리의 ‘새들은 페루에서 가서 죽다’를 떠올리면서 짐을 찾고 여름옷으로 갈아입었다. 공항은 여름 복장과 겨울 복장이 뒤섞여 있었다. 일행들과 이국적인 그림이 있는 앞에서 사진을 찍으면서 놀다가 승합차 두 대에 일행은 나눠타고 숙소로 향했다. 생각보다 거리는 낡았다. 건물들도 낡았다. 비행기에서 내려다볼 때 시가지가 매우 정갈해 보이고 단아해 보였다. 대부분 벽돌집이라는 인솔자의 말을 듣고는 아주 아담하고 이쁜 거리를 상상했다. 페인트칠이 오래되어 낡은 냄새를 팍팍 주는 집들이고 빈집도 보이고 가게들도 허름했다. 공항 근처의 거리는 한 마디로 퇴색되어 가는 느낌이었다. 황량하고 삭막했다. 45일 남미여행은 그렇게 시작되었다. 리마 2일째는 리마 아르마스 광장과 주변의 구시가지를 둘러보고 산 크리스토발 언덕에 올라갔다. 전망대에서 본 것은 척박하고 삭막한 풍경이었다. 잿빛 산동네에는 푸른색이라곤 하나도 보이지 않았다. 거대한 흙무덤인 듯한 산에는 집들이 다닥다닥 붙어 있었다. <나미브사막 풍뎅이의 생존법>탄생했다. <꽃분홍빛>은 칠레의 국립공원 토레스 델파이네에서 야영을 할 때 건너편 호텔에서 본 세자매봉을 물들인 연분홍빛이 만들어낸 소설이다. 살면서 중요한 것이 무엇인가를 질문한다. 그는 아내와 심각한 갈등으로 별거하고 파타고니아로 여행을 떠난다. 야영을 하면서 세자매봉을 감싸는 꽃분홍빛 아침 햇빛을 보고 그는 아내를 처음 만났을 때의 순수한 떨림을 떠올린다. <태양의 문>은 페루의 마추픽추에서 태양의 문으로 가는 길이 배경이다. 꿈과 희망을 대해 말하고 있다. 마추픽추로 가는 길에 박의 부고 문자를 받은 주인공은 영화 대신 현실을 선택하지 않았으면, 영화의 길로 갔으면 어땠을까 생각한다. <따뜻한 질감의 색>은 2박 3일, 우유니에서 사막을 횡단하여 칠레로 가면서 본 풍경과 콜로라도 홍학을 배경으로 썼다. 나는 회사에서 상사와의 갈등으로 직장을 그만두고 남미 여행을 떠난다. 지프를 타고 사막을 횡단하고 콜로라도 호수에서 홍학을 보면서 내면 밑바닥에 깔려 있는 감정의 선을 추적한다. <내 생애 찬란한>는 아르헨티나 콜론극장의 ‘리골레토’ 오페라 공연을 보러 가는 길이 배경이다. 여행에서 길을 찾듯 나는 낯선 땅에서 길을 찾아가면서 자신의 삶을 찾아간다. 나는 숙소에서 혼자 콜론극장을 찾아간다. 낯선 도시에서 길을 찾는 것은 처음이다. 요양보호사로 노인에게 폭력을 당하면서 남편의 무언의 폭력을 인지하고는 분노한다. 그 대가로 사회적으로 매장을 당한다. 길을 찾으면서 두려움의 정체를 인지한다. <불의 땅> 지구의 끝에 있는 우수아이아에서 식어가는 열정을 되살린다. 경아는 남자친구에 대한 감정이 싸늘하게 식는 순간 나타난 뱀의 환영에 대해 이서정에게 말한다. 대화 끝에 경아는 모 작가의 그림을 표절한 기억을 떠올리고 그것이 줄곧 자신의 삶을 지배해온 것을 알게 된다. 작가는 여행을 했을 때의 지금의 모습이 많이 달라졌다고 말한다. 이처럼 일상을 떠난 여행은 자신이 처한 현실과 관계, 그리고 자신의 모습을 되돌아보게 하는 시간을 주고 앞으로의 삶을 모색하고 살아갈 힘을 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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